환율에 대해서 알아보자
환율. 우리는 환율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환율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환율의 변화나 흐름을 계속해서 읽고 분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경제나 무역에 종사하는 분들을 제외하면 다들 해외여행을 갈 때에만 현재 환율이 얼마인지 알아보게 되니까. 하지만 주식 투자를 하거나 경제의 거시적인 흐름을 아는 것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들 중 하나이므로 알아보도록 하자.
목차
What is 환율?
환율의 정의는 ‘한 나라의 통화와 다른 나라의 통화 간 교환 비율’이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한 나라의 돈을 다른 나라의 돈으로 바꿀 때 적용되는 비율을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말하는 달러 환율은 달러 원 환율인 셈이다.(1달러가 몇 원인지를 알고 싶은 것이므로)
원 달러 환율과 달러 원 환율을 검색했을 때의 모습이다. 원 달러 환율은 1원이 몇 달러인지에 대한 수치이고, 달러 원 환율은 1달러가 몇 원인지에 대한 수치이므로 그래프 개형이 반대이다. 추가로, 자국 통화와 외국 통화의 비율은 직접 환율, 외국 통화와 자국 통화의 비율은 간접 환율이라고 한다. 따라서 달러 원 환율은 직접 환율, 원 달러 환율은 간접 환율이 되겠다.
What makes 환율 change?
그렇다면 무엇이 환율을 변화시킬까? 5개의 요인 정도를 들 수 있는데, 모든 요인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외국 자본이 우리 나라로 유입되는 정도에 달려있다.
- 경제 지표 : GDP 성장률, 실업률, 인플레이션율 등 경제 지표가 환율에 영향을 준다.
- 금리 :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또한 환율에 큰 영향을 준다. 금리가 높으면 통화 가치가 상승한다.
- 정치적 안정성 : 정치적 안정도가 높을수록 환율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무역 수지 : 수출과 수입의 차이인 무역수지도 환율에 영향을 준다. 흑자가 날 경우 통화 가치가 상승한다.
- 투자 흐름 : 외국인 직접 투자가 증가할 경우 통화가치가 상승한다.
용어들이 비교적 어려울 수 있지만 이렇게 한 번 이해해보자. 첫 번째로, 달러($)의 가치가 원(₩)의 가치가 더 높다면 달러 원 환율은 높아질 것이다.(달러의 가치가 더 높으니까 당연히 1달러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원을 지불해야 할 것이므로)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해당 통화(유통화폐)의 가치다.
두 번째로 와서 앞선 요인들이 달러의 가치와 원의 가치를 어떻게 바꾸는 것일까? 다시 한번 쉽게 생각해서, 달러의 가치가 높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달러를 보유하고 싶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미국의 통화인 달러를 가지고 싶어질까?
각 요인 분석
1번 요인이었던 경제 지표부터 시작해보자.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높고, 실업률도 낮으며 인플레이션도 잘 잡힌 양호한 경제 지표가 나왔다고 생각하자. 그 말은 미국의 경제가 호황이라는 뜻이다. 정말 원초적으로 생각했을 때, 경제가 좋아서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 예상되는 국가에 투자를 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사람들은 미국에 투자를 하고 싶게 되고, 그 결과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며 달러 원 환율은 높아지게 된다. 해당 요인만을 단순히 비교하여 러프하게 설명하면 우리나라보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을 경우 달러 원 환율은 오른다.
2번 요인은 금리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금리 = 예금이자라고 생각해보자. 내 돈을 정기 예금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모든 사람들은 더 예금 이자를 많이 주는 은행과 상품을 찾을 것이다. 또 러프하게 생각해서, 미국 은행과 한국 은행에 내 돈을 저금할 수 있는데 미국 은행의 이자가 더 높다면 사람들은 미국 은행으로 갈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금리보다 미국의 금리가 높다면 한국의 돈이 미국으로 유입될 확률이 높고, 이는 달러의 가치를 상승시켜 환율을 높인다.
3번 요인은 정치적 안정성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국가가 전쟁 중이라거나, 정권에 문제가 있고 국민들의 삶이 피폐하여 사회적 문제가 많다면 외국 자본이 유입되기 어렵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의 통화의 가치는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환율은 하락하게 된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15정도였던 환율이 한 달도 되지 않아 9까지 폭락했다. 물론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정치적 안정성 외에도 많기에 이후에는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긴 했다.
4번 요인 무역 수지와 5번 요인 투자 흐름은 1번 요인인 경제지표와 묶어서 생각할 수 있다. 무역 흑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해당 국가의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이므로 통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해당 국가로 투자가 집중되는 흐름이 만들어지는 경우 역시 외국 자본의 유입이므로 통화 가치 상승을 유발한다.
달러 원 환율 추이
달러 원 환율의 최근 20년 데이터를 보면서 환율을 움직이는 요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근 20년간 경제적으로 굵직한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나는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와 2020년의 코로나 펜데믹 시기를 주목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는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모습을 보였고, 2020년 코로나 사태에는 급락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먼저 2008년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세계 경제 불황이 시작되었다. 간략하게 그 영향을 살펴보면 2달 만에 S&P 500 지수가 1200에서 800까지 33% 하락했을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었다. 세계 최대의 경제국인 미국에서 해당 현상이 발생하면서 전지구적인 경제 위기와 침체가 발생하게 된다.
1차원적으로 생각했을 때, 미국이라는 국가의 거대 버블이 붕괴하면서 시작된 위기이므로 달러의 가치가 낮아져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 잘못했고, 미국에서 문제가 터졌고,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투자할 매력이 떨어질 요소이므로 외화의 유입이 줄어든다는 논리이다. 주식시장이 두 달 만에 33% 급락할 정도로 망가졌으니 이는 맞는 말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환율이 50% 이상 급등하는 결과를 낳았다.
내가 간과한 사실은 미국의 달러가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고 안전하다고 평가 받는 기축통화에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자산을 최대한 안전한 방식으로 보관하고자 한다. 가치의 변동이 크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다시 변환할 수 있는, 이를테면 금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금만큼 우리에게 안전 자산이라고 인식되는 것은 달러다. 달러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국가는 드물고, 미국의 경제력이나 세계에서의 위치는 당분간 굳건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발 경제위기가 세계를 뒤덮고, 그 여파로 미국의 주식시장은 침체에 빠졌지만 그 자산이 달러로 몰리면서 환율은 상승했다.
COVID-19
앞선 사례를 보면 미국 달러의 가치는 건재하기에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불과 몇 년 전인 2020년에는 환율이 아주 낮았다. 보통 사람들은 1달러를 일반적으로 1200원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2020년에는 1100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 이유를 몇 가지 정도 들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의 경제가 침체되었고, 연준은 경제 지원을 위해서 금리를 완화했다.
금리를 완화하게 되면 대출 금리가 낮아지므로 기업의 투자나 개인의 소비를 권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얼어붙은 금융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 또한 진행되었다.
금리가 낮아지고 시장에 달러가 많이 풀리면서 달러 가치 하락 – 환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자금을 주식과 비트코인 등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으로 이동시켰다. 이는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져 환율이 하락했다. - 미국의 경제 적자 :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을 대규모로 펼쳤고, 이로 인해 재정 적자가 심화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무역 적자 또한 확대되면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환율이 하락했다. - 위험 선호 변화 :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신흥 시장과 통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유럽과 아시아 경제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었고,
해당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환율이 하락했다.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한 가지 이유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이유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렵다. 하지만 어찌 되었던 수요가 더 강한 곳으로 돈은 움직이게 되고, 돈이 향하는 방향의 통화의 가치는 올라가고 그에 따라 환율도 상승한다. 환율 = 통화 가치 = 해당 통화에 대한 수요! 다음 번에는 채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