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썬캐쳐 작품 – 자유의 날개
9주 과정은 보통 4가지 작품을 만들게 되는데, 첫 작품으로는 일반적으로 평면으로 이루어진 썬캐쳐를 만들게 된다.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첫 작품인 썬캐쳐 도면을 준비해오라고 하셨다. 정말 다양한 모양과 그림, 사진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던 도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진격의 거인’의 병단 마크가 떠올랐다.
진격의 거인에는 네 가지 병단이 존재한다. 훈련병단, 주둔병단, 헌병단, 그리고 조사병단이다.
https://namu.wiki/w/%EB%B3%91%EB%8B%A8(%EC%A7%84%EA%B2%A9%EC%9D%98%20%EA%B1%B0%EC%9D%B8)
개인적으로 기초가 되는 훈련병단을 제외하고는 모두 특색있고 예쁜 문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조사병단 마크를 골랐는데, 자유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에서 주동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이 내 신조와 맞기도 하고 마크도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스케치
그림을 안그린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스케치를 하는데 애를 좀 먹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원래 있는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자 모양이 잡혔다.

스케치를 완성한 후에는 두 개로 분리해주었다. 하나는 문양의 뒤에 있는 창문, 나머지 하나는 자유의 날개 마크 본체의 설계도가 된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조각 여러개를 이어붙여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에 각 조각별로 숫자를 붙여주었다.
커팅, 연마, 동테이프
설계도가 완성된 후에는 가장 먼저 유리를 선택한다.
어떤 색과 성질을 가진 유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최종 작품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유리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처음이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선생님의 조언을 토대로 뒤의 창문은 투명한 청색 유리를, 날개는 각각 불투명한 옥색과 흰색으로 선택했다.
유리 선택이 끝나면 그려놓은 도면에 맞게 유리를 커팅하고 연마한 후, 동테이프를 붙여 기초 작업을 마무리해준다.
납땜, 세척

기초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스테인드 글라스의 꽃인 납땜 작업에 들어간다.
미리 감아놓은 동테이프에 납땜을 하는 형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회로 납땜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부드러운 기술이 필요하다.
납땜을 하게 되면 서로 분리되어 있던 유리 조각들이 모두 하나의 형태가 되고, 테두리가 납 색을 띄게 된다.

유리 공방에서 몇 시간동안 쉬지않고 집중해서 작업을 하다보니, 만드는 과정을 찍은 사진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아무래도 선생님께 질문도 많이 하고, 서로 작품 방향성에 대해서 토의를 많이 하다보니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을 타이밍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납땜을 한 후에는 스테인드 글라스 표면에 있는 그을림이나 얼룩 등을 제거해주기 위하여 세척을 해야 한다.
세척은 사람마다 방법이 다양하지만, 선생님은 치약과 수세미로 씻어내는 것이 가장 편하고 깔끔하다고 하셨다.
완성된 모습
유리 몸체가 완성된 후에 선생님께서는 썬캐쳐의 본 용도를 위해서 창문 양쪽에 고리를 달아 주셨다.
고리 두 개에 체인을 연결하였고, 벽에 걸어두어 선캐쳐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뒤에 있는 창문 부분은 투명 유리를 사용해서 빛이 통과되지만, 앞 부분의 날개는 불투명 유리를 사용하여 뒷 배경에 비해 더 부각되는 효과가 있다.
첫 작품은 보통 난이도가 낮은 단순한 문양들을 많이 하는데 이런 복잡한 마크를 만드느라 힘들었지만, 완성하고 걸어놓으니 굉장히 이뻐서 마음에 쏙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