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치 이론 - Stat Theory
나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 ‘능력치 이론’을 토대로 판단한다. 이 이론은 논문이나 학술지에 저술된 그런 개념이 아니고, 내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스스로 만들어낸 이론이다. 말 그대로 사람의 능력치에 관한 내 판단 기준이라고 보면 된다.
목차
재능과 노력
이 이론에 대해서 소개하기 전에 먼저 이야기할 부분은 재능과 노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고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재능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영향력 또한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질 것 같아, 내가 지금까지 교과 공부에 대해서만 예를 들어보겠다.
나는 여러 교과과목 중에서 특히 수학을 좋아하고 잘했다. 그리고 나는 주요과목인 국영수사과에서 수학만큼 재능이 크게 작용하는 과목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노력이 재능을 이길 수 있다, 재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분명 노력이 재능을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하고, 재능이 크지 않게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재능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을 때의 이야기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 영재교육원에 합격하여 수학 영재교육을 받았고, 중학교 때는 6학기 동안 수학시험에서 틀린 문제가 5문제가 안됐다.
고등학교는 과학고등학교로 진학했고, 첫 시험에서 수학 전교 1등을 했다. 이후 공부를 소홀히 하면서 성적이 떨어져 1학기에는 1등급, 2학기에는 2등급, 2학년 1학기에는 3등급까지 밀려나긴 했지만 재학 내내 수학 성적이 아주 좋았다.
내가 수학과로 진학하지 않은 이유는 학문적 흥미가 없었기 때문도 분명히 있지만 재능 때문도 있었다. 당장 우리 고등학교 안에서도 나보다 수학을 잘하는 친구들이 존재했고, 그들이 풀이를 하는 방식이나 고민하여 답을 구하는 통찰력은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겨우 부산의 과학고 하나에 나보다 뛰어난 학생들이 이만큼 있다면 그들이 전부 모이는 대학 레벨에서는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다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연구와 탐구가 별로 끌리지 않았다는 적성적인 부분이 합쳐지면서 수학과를 포기했다.
여기서 한 가지 선택을 더 했는데, 컴퓨터공학과와 전자공학과 중에서 학과를 고르는 것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정보 성적도 전교 3등으로 1등급을 받았을 정도로 코딩을 나쁘지 않게 했었다. 흥미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1, 2등을 했던 친구들을 보고 굳이 내가 이 분야로 진학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1등이었던 친구의 재능은 가히 압도적이었는데, 지금도 전산학과를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각종 IT 기업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대단하다. 결론적으로 내가 가장 자신있는 손재주와, 물리, 수학이 합쳐진 전자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수학과 코딩 같은 과목들에서는 한 명의 압도적인 인재가 가진 영향력이 너무나도 크다. 프로그래머를 예로 들면 뛰어난 프로그래머 1명이 다른 사람들 몇십명 분의 일을 해낼 수 있을 정도로 코딩을 잘하는 사람의 가치가 높다고 한다. 경험해본 바는 없지만 스포츠와 같은 예체능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진다고 하는데, 재능을 가진 압도적인 소수가 모든 것을 담당하고 얻게 되는 승자 독식의 구조를 하고 있다.
개인마다 다른 타고난 능력치
재능이 존재한다는 전제가 세워지고 나면, 개인마다 각기 다른 능력치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능력치의 종류에는 얼굴, 키 등의 외모적인 부분도 있고 수학, 과학, 영어, 국어 등 학문적 부분도 있으며 노래, 춤, 그림 등 예술적 부분 등 다양하다.
10점을 만점으로 했을 때 나의 능력치를 매긴다면,
- 얼굴 5.2
- 키 7.6
- 수학 9.5
- 과학 8.4
- 국어 6.2
- 영어 7.1
- 노래 6.5
- 춤 2.5
- 그림 3.7
‘그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에 비해 모든 부분에서 우월하지 않다’ 이다.
나를 예로 들자면 나보다 얼굴이 잘생기고 키가 크며 춤을 잘추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고 실제로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외모가 뛰어나면서 모든 학문에서 나를 앞서고 노래, 춤, 그림을 나보다 잘하며 그 외의 모든 요소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있으면 어떡할건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냐고? 있으면 어떡할거냐고?
솔직히 말해서 있을 것 같다. 아니 있다. 나보다 모든 부분에서 우월한 사람이 많진 않겠지만 70억 지구 전체에서 한 명은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이론이 잘못된건가? 그건 아니다. 이 이론의 핵심은 이렇게 생각을 하고 행동한다는 것에 있다.
나보다 모든 부분에서 우월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되면, 두 가지 이점이 생긴다.
첫 번째는 내 생각에 나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을 바라볼 때이다.
- 내 논리에 따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모든 부분에서 우월한 이른바 ‘상위 호환’이 없다.
- 따라서 내 눈에 볼품없어 보이는 사람도 어떤 능력에서는 분명 나보다 낫고 잘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 이 생각을 하게 되면 어떤 사람을 보더라도 하찮게 보거나 무시하지 않고 존중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너무 잘나서 자괴감이 느껴지고 주눅드는 대상을 만났을 때이다.
- 마찬가지로 상위 호환은 존재하지 않는다.
- 따라서 내가 저 사람에 비해 나은 부분이 반드시 존재한다.
- 나만의 강점이 분명히 존재하므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정말로 이 사람은 나보다 나은게 아무것도 없어보이고, 저 사람은 나보다 모든 부분에서 잘난 것 같다면?
아직 능력이 최대치로 발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분명 타고난 능력치로는 우수하지만 상황이나 노력이 부족해서 그만한 능력치를 아직 가지지 못한 것.
모든 개개인은 자신만의 강점이 있으니 절대 남을 무시하지 말고, 그렇다고 위축되거나 자기혐오에 빠지지도 말자. 이것이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