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 주가수익비율 활용하기
EPS, PER 같은 용어들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어떻게 해석하고 참고하여 매수. 매도를 해야 할까?
주식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현재 주가는 ‘PER이 낮아서 저평가 상태이다’ 또는 ‘PER이 너무 높은걸 보니 고점이다’ 같은 주장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개념인 EPS, PER을 포함하여 다른 수치들의 해석 방법에 대한 내 생각을 설명하겠다.
목차
PER, EPS를 해석하는 올바른 시각
주식을 시작하고 나서 개별주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 사람들은 매수하기 좋은 주식들을 열심히 찾는다.
유명하고 시가총액이 큰 우량주들은 분명 사두면 오를걸 알지만 무빙이 재미없고 수익이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계속해서 성장할만한 유망한 주식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꼭 새로운 주식들을 찾지 않더라도 여러 유명 주식들 중에서 현재 어떤 섹터가 매수하기 좋은지 알아보기도 한다. 이럴 때마다 꼭 등장하는 단어가 PER이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면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되었고 낮을수록 저평가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주식이라는 것은 기업의 가치를 대변하는 상품이므로 실제 기업이 벌어들이는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은지 낮은 지를 PER로 파악할 수 있다.
낮은 PER - 무조건 매수하기 좋은가?
그렇다면 주식들의 PER을 전부 알아보고 가장 낮은 걸로 매수하면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투자 아이디어는 위험하며, 잘못된 생각이다.
위는 미국에 있는 주식들 중 PER이 낮은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1~5위까지 우리가 아는 유명한 기업들은 커녕 들어본 기업들조차 없다.
네임밸류는 그렇다 치고, 저 주식들이 과연 매수하기 좋은 주식들인지 살펴보기 위해 주가 추이를 그래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그래프를 보면 둘 다 상장 이후 현재까지 하락한 상태이며 무려 -95% 이상 하락했다.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래프를 보고 나서는 저 기업들에 투자할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 예시들만 봐도 낮은 PER이 매수하기 좋은 주식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소형주+알려지지 않은 주식이므로 설득력이 낮을 것 같아 유명한 저 PER 주식 인텔(INTC)을 가지고 설명해보려 한다.
인텔(INTC)과 암드(AMD)
인텔은 최근 반도체 주들이 모두 강세를 보였던 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주가가 하락, 그것도 아주 많이 하락한 주식이다.
경쟁사인 AMD가 5년간 463.94% 상승한 반면 INTC는 -32.82% 하락하는 처참한 성적을 보였다.
재밌는 사실은 AMD의 PER은 42.57, INTC의 PER은 9.29이라는 점이다.
AMD가 INTC의 4배가 넘는 수준이며, 이는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저 PER = 저평가 주식이라는 논리에 따라 우리는 인텔 주식을 매수해야 할까?
나보고 돈을 주면서 암드와 인텔 중 단 한 곳에만 투자하라고 한다면 나는 단언컨대 AMD를 고를 것이다.
최근 5년 주가 그래프를 봤을 때 AMD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 기대되는 반면 INTC은 떨어지는 칼날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주식시장은 항상 선반영되기 때문이다.
‘선반영’이라는 말도 주식을 하면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인데, 실제로 지표나 실적이 나오기 전에 주식이 먼저 이를 반영하여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 당일에 주가가 많이 오르지만 저번 실적 발표일에 대비하여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현재 시점의 기업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PER에 집중해야 하는가?
PER은 분명 중요한 수치이다, 하지만 현 시점의 PER이 아니라 미래의 PER이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
AMD와 인텔의 경우에도 현재 PER은 42.57과 9.29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지만 Foward PER은 19.43과 16.01으로 큰 차이가 없다.
Forward PER은 향후 12개월간의 PER을 예측한 수치로 미래 1년의 PER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인텔은 현재 암드에 비해 딱히 저평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텔의 최근 2년 실적을 보면, 감소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같은 분기끼리 비교하면 Q1은 1.39$→0.87$, Q2는 1.28$→0.29$, Q3는 1.71$→0.59$, Q4는 1.52$→1.09$로 상당히 많이 감소했다.
주식시장은 성장이 멈춘 기업, 퇴보하는 기업에 절대로 돈이 가지 않는 구조로 되어있다.
인텔은 최근 5년간 실적이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그것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어 -32.82%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반면 암드의 최근 2년 실적은 완벽한 상승세다.
22년 Q3 실적에서 쇼크와 동시에 전년 대비 하락이 있긴 했지만, Q1은 0.52$→1.13$, Q2는 0.63$→1.05$, Q4는 0.52$→0.92$로 엄청난 성장을 이룩했다.
암드가 미래에 계속해서 실적이 향상되며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상승시켰고, 463.94%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현재 반도체 섹터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2023년 실적은 2022년에 비해 좋지 않거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이다.
이 역시 주식시장에서는 현재의 결과보다 미래의 전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시이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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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R은 기업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돈인 순이익과 주가의 비율이기 때문에 현재 주식의 고/저평가 상태를 파악하기 용이한 수치인 것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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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주식시장은 항상 현재가 아닌 미래를 선반영하여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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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PER만 따지기 보다는 과거, 현재, 미래의 PER 기록과 전망을 모두 확인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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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퇴보하는 경우에는 상승 모멘텀 자체가 꺾였다고 판단되어 큰 하락이 올 수 있다.(ex. 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