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노력해야 하는 이유
첫 번째 글귀는 노력에 관한 내용이다.
내가 노력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고 나만의 가치관을 확립했던 시기는 2023년 2학기이다.
그때 ‘교육의 경제학’이라는 수업을 들었었는데, 개인별 기말 발표를 해야 했다.
주제는 교육 또는 경제와 관련된 본인이 흥미를 갖고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어떤 것도 가능했다.
마지막 학기이다보니 학점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만, 너무 재미있는 수업이었기에 의미있는 발표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 나에게 떠오른 키워드는 재능, 노력, 그리고 적성 이었다.
재능이 최고다
나는 예전부터 재능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강조해왔던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아무래도 공부를 열심히 했고, 점점 더 똑똑한 친구들이 모인 소수의 집단으로 진학을 해오다 보니 괴물들을 너무 많이 봤다.
주눅이 들거나 꿈을 포기하는 일 같은 건 없었지만 우리는 서로에게서 대단함을 느꼈고, 압도적인 재능 앞에서는 모두가 열광했다.
‘노력이 재능을 이긴다’라는 말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었다. 왜냐하면 재능이 있는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노력을 했거든.
재능이 부족하면 노력해도 안된다는건 절대 아니지만 열심히만 하면 그 누구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는게 내 입장이었다.
어찌되었든 재능 vs 노력의 대결 구도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쉬운 뜨거운 감자 같은 주제였기에, 나는 열심히 발표를 준비했다.
나는 이 세 가지 가치들이 사람들의 성공과 진로 선택에 있어서 어떻게 작용하는 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의견을 낼 생각이었다.
그렇게 자료조사를 하던 중, 엄청난 반전이 생기는데…
사실 부모님의 재력이 최고다
사람들은 ‘재능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돼…’ 가 아니라 ‘뛰어나봤자 건물주 자식이 최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0대가 꼽은 성공의 핵심 요인 1위를 부모의 재력이 차지했다)
내 생각보다 한 단계가 더 진행되었다고 보면 되는데, 세상이 너무 팍팍하다보니 비관주의가 팽배해서 원초적인 것에 더 열광하게 된 것으로 보였다.
충격을 받긴 했지만 노선을 조금 바꾸더라도 해당 주제로 발표를 준비할 생각으로 재능, 노력, 부모의 재력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해보았다.
일단 재능은 계수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타인들에 비해서 성장 속도가 월등하게 빠르거든.
계수가 높기 때문에 같은 input을 넣어도 압도적인 output이 나오는거다.
그리고 노력은 변수다. 우리가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항목이고, 사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재능과 노력을 곱하게 되면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재력은 상수다. 내 의지와 아무런 관계없이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것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고 그만큼의 가산점이 주어진다.
그래서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어차피 재능과 부모님의 재력은 못바꾼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피아노를 엄청나게 잘 치게 될 일은 없고, 100m를 10초에 주파할 유전자가 발현될 리도 만무하다.
부모님의 재력은 바뀔지도 모른다. 근데 그것도 나 때문은 절대 아니다.
내가 순전히 내 힘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항목은 ‘노력’ 뿐이다.
나보다 더 뛰어난 재능과 유복한 집안을 가진 사람은 분명히 있을거다. 그리고 그들과의 경쟁은 불합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린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y(인생)를 결정하는 건 결국 x(노력)니까.